너무 덥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춥지도 않은 적당하고 포근한 봄날의 아침 산책 효과, 나른한 기분을 만들어 주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4월의 봄, 아침의 포근함을 감싸안고 걷고 또 걸어본다.
일주일만의 아침 산책
출근을 걸어서 한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그걸 일을 하기위한 하나의 절차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참 슬픈일이다. 그럴때는 대게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들이 오늘 일정은 어떤것들이 남았었지? 혹은 인수인계 받은 일에 대한 하루의 계획을 생각하는게 고작일께다.
하지만 일주일을 보내고 주말이 되면 걷는다는건 또 다르다. 출퇴근이 아닌 산책이 되는것이다. 산책의 효과는 걷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듯하다. 기분좋은 노곤함과 나른함을 준다.
그 나른함의 향연 이랄까..
산책 효과 |
아무 생각 하지 않고 걷거나 때로는 머리속의 복잡함을 탁탁 털어버리듯 정리할수 있는 것이다.
4월 봄날의 산책은 그랬다.
얼추 걸어간 거리를 따져보자면 한 6km 정도 되려나? 왕복으로 돌아오는 거리까지 계산해 넣으면 10km가 훌쩍 넘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12.5km. 여기에 고불고불한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며 꽃도 보고 나무도보고 담쟁이를 따라 신기하게 뻗어가는 이름모를 식물들도 구경한다. 그 거리까지 셈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이 걸었을 것이다.
생각, 또 다른 산책 효과
산책을 하며 바닥이 말라버린 습지의 한 곳을 내려다 보았다. 비가 좀 오고 바닥에 물이 좀 고여 있다면 생태공원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구리 소리는 그렇다쳐도 분위기는 좀 살아 있었을 텐데 아직은 한여름 휩쓸고 지나가는 못된 가뭄처럼 휑하고 메말라있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산책의 또 다른 효과는 평소에 볼수 없었던 우리 주위의 가까운 풍경을 볼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여유라는게 있다면 시간마다 계절마다 바로 옆에서 바뀌어 가는 꽃과 나무와 풍경을 알아볼수 있을텐데 우리는 습지가 몽땅 마르고 나서야, 그제서야 알아보는 것처럼 무디고 무디다.
산책은 이런 무딘 마음을 갈아나준다.
얼마나 갈아낼까? 오늘은 삼킬로 만큼? 아니 오킬로 만큼? 시간을 잠시 묶어두고 정성껏 갈아낸 마음안에 계절의 여유를, 풍경의 그 한없는 여유로움을 담아낸다.
- 오늘은 10킬로 만큼 조급함을 갈아내자.
- 오늘은 10킬로 만큼의 여유를 담아내자.
그래, 이런게 산책의 효과이다.
어디가서 얻을수 없는 한없는 여유로움을 담아내는것. 비단, 그것이 일주일에 고작 하루나 이틀 이라도, 고작 한시간이나 두세시간 이라도 분명 할만하다. 걸을만하다.
어떤가? 오늘 걷든건..